갯바위 낚시 도전기(코타키나발루)
[출처 : Rockyshore 원문 보기 ]
다시 찾은 Nexus 리조트 해변 갯바위.
날씨와 울렁거림으로 카약 낚시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철수한 것이 아쉬워 이번에는 도보로 갯바위 낚시에 도전해봅니다.
단지 해변으로 가로질러 가는 길 쯤으로 여기기엔 너무 좋습니다.
잔디밭 너머로 이미 바다가 보이네요.
걸어가야할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정말 최소한의 짐을 가지고 갑니다.
루어대 1개, 찌낚시대 1개 그외에 간단한 소품은 모두 백팩에 넣어가지고 갑니다.
오늘은 잡은 고기는 모두 놓아줄 생각입니다.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고작 오후 3시쯤 인데도 약간 우중충한 날씨라 어둡습니다.
대신 햇볕은 뜨겁지 않아 낚시하기에는 좋은 날씨네요.
백사장 끝 곶부리처럼 보이는 부분이 오늘 도전해볼 포인트입니다.
포인트까지는 상당한 거리입니다.
오늘 운동 제대로 하겠네요.
가는 길에 바닷물에 발도 담궈보고, 감상하면서 여유있게 갑니다.
다음에 오게된다면 순수하게 물속에서 파도타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봐야겠습니다.
쉬엄쉬엄 가다보니 어느덧 백사장 끝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길이 험해지니 이제부터가 진짜 고생 시작입니다.
드디어 거의 다 왔습니다. 지형탓에 디딤발을 신경쓰며 걸어서 그런가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네요.
고생을 즐기는건지, 고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다... 이렇게 힘들지 몰랐습니다.
이곳에 자리를 잡고 찌낚시와 루어 낚시를 모두 해볼 생각입니다.
수심을 체크해보니 많이 얕습니다.
전반적으로 3~4m 수준. 30~40m 캐스팅을 해봐도 수심이 1m 더 깊어질 뿐 5m 내외를 유지합니다.
아무리 최대한 멀리 캐스팅을 해도 여전히 밑걸림이 생기는 엄청난 여밭입니다.
수심은 많이 안나오지만 어자원은 풍부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해 볼수만 있다면 잠수를 해서 물속의 생태를 한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쨌거나 물속에 암초가 많다는 것은 물고기나 바다 생물들 입장에서는 은신처도 많고 먹이도 풍부하다는 얘기가 될테니까요.
웬지 랍스터나 큰 조개류등 먹을 거리가 풍부할거 같은데..낚시만 하다보니 물고기만 먹게 되는데(생선을 신선하게 먹는것도 물론 감지덕지 이지만) 좀 새로운 것도 먹어보고 싶네요.
ROCKYSHORE Exqusite 구멍찌
<오늘의 채비>
찌 낚시 | 루어 낚시 |
- 은성 익스플로러기 1호대 - 아부가르시아 카디날 3000번 - 2.5호 원줄 / 1.5호 목줄 - ROCKYSHORE RS-3 구멍찌 2B (자세히 보기 클릭) - 감성돔 3호 바늘 |
- Travel Guide 836ml 대 - 시마노 시에나 1000번릴 - 1호 카본줄 - 1/10온스 지그헤드 - 섀드웜 3인치 흰색 |
처음으로 얼굴을 보여준 녀석.
자리돔처럼 생긴것 같은데, 손바닥 만한게 자리돔 보다는 조금 더 크게 열대어처럼 알록달록하게 생겼네요.
바닥이 온통 지독한 여밭이라 챔질이 조금 늦으면 물고기가 바늘을 물고 여로 파고들어서 자꾸 바늘이 쓸리게 되네요.
잠시후 얼굴을 보여준 예쁜 물고기.
전반적인 생김새나 입의 구조를 보아서는 용치놀래기과 같은데 채색이 정말 예쁩니다.
도대체 몸에 몇가지 색이 들어있는 건가요?
녹색, 파랑, 보라, 노랑..
물속에서 누가 봐줄거라고 저렇게 멋지게 차려 입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시도해본다면 적어도 알록달록한 고기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지독한 밑걸림 때문에 목줄이 잘려서 계속 바늘을 다시 묶어야하는 일이 발생하고...
여가 크게 한 두군데 있으면 감안하고 낚시하겠지만, 이건 뭐 바닥이 엠보싱처럼 온통 울퉁불퉁 해버리니 답이 나오질 않네요.
급기야 사고를 치고 맙니다.
아놔...ㅡ.ㅡ;
밑걸림이 생겨서 대를 세워서 빼내려고 했는데..
마음속 한 구석에서는 '이렇게 하면 낚시대에 피로가 누적되서 언젠가는 크랙이 생길 수 있는데..' 하면서도 밑걸림이 너무 자주 반복되니까
그냥 해버렸던게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경험을 해보신 분이라는 "뽀각"하는 소리가 날때 그 심정을 아실겁니다. ㅜ.ㅜ
놀라서 "뽀각"소리와 동시에 "억!" 소리가 났습니다.
찌낚시대 이것 밖에 없는데..이제 어쩐담...
혹시나 초릿대가 부러질까봐 여분의 초리대를 가져왔는데, 하필이면 3번대가 망가져서 여기 있는 동안에 찌낚시는 물건너 갔네요.
뭐 루어대에 채비해서 하면 되지만, 그게 찌낚시대로 보는 손맛, 휨새와는 비교가 안되서...
무엇보다 대가 짧으면 발밑의 굴껍질이나 바위에 원줄이 쓸리는 일 때문에 찌 낚시 자체가 안되지요.
정확히 제원이 기억나지 않지만 180g 정도였던가? 정말 가볍고, 30cm가 좀 넘는 감성돔을 막 들어뽕해도 끄떡없고(너무 혹사시켜 왔나?)
40cm가 넘는 감성돔들을 무난히 제압해주었던 가장 손이 많이 가던 낚시대였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빨리 고쳐줘야 겠습니다.
한시간 여만에 찌낚시는 이렇게 물건너가 버리고...남아 있는건 루어 낚시대 하나.
내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아쉬운대로 이거라도...
수심이 얕고, 밑걸림이 심하기 때문에 1/10온스의 가벼운 지그헤드를 선택합니다.
웜을 물고 올라온 20cm가 좀 넘는 rock fish.
맛있게 생겼다만 챙겨갈만한 도구가 없구나. 집에 가거라.
20m 정도 캐스팅해서 폴링 액션도 주고 그냥 텐션을 유지한채 천천히 리트리브도 해보고.
갑자기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으니..(영상을 첨부합니다.)
액션캠의 화각을 넓게 해놨더니 제 얼굴의 일부가 나오는 불상사가 생기고 맙니다.
분명 물고기인데...채색도 조금 화려할 뿐 특별할게 없는데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잡았던 용치 놀래기와 체색이 비슷한거 같기도 하네요)
근데 왜 징그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몸이 길어서 그런가? 얼굴이 뾰족해서 그런가?
신기해서 한참을 사진에 담습니다.
40cm 중반정도의 크기입니다. 바늘을 빼려고 잡았는데, 힘이 엄청납니다.
나는 분명 꽉 쥐었는데 손을 펴고 빠져 나와버리는..그 민물 장어를 잡았을 때의 그 느낌이랄까.
2시간 남짓 길진 않지만 이렇게 갯바위 탐사를 마무리합니다.
독특한 물속의 지형이 신기하고, 많지는 않지만 다양한 어종을 구경해서 나름 재미있었던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