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YSHORE 2017. 11. 24. 04:27

14년 전이라면..

2003년이 되겠다.

2002년 월드컵을 치루고 그 다음 해가 2003년 이기도 하지만,

궂이 2003년 앨범을 뒤적거려본 이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시절부터 그토록 갖고 싶었던 디카(디지털카메라)로 마음껏 작품활동(?)을 시작했던 때.

그 덕분에 나의 시간은 2003년 이후로 지금까지 고스란히 외장하드에 저장되어 있다.

시간은 믿을 수 없을만큼 빨리 지나갔지만, 사진 덕분에 내 기억에서는 다시 불러와서 (재생)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나의 첫 디카.


캐논 A40


HD -> Full HD -> 2K -> 4K

상상도 할 수 없는 초고화질을 누리는 시대가 이렇게 빨리 올 것인지 상상도 못했지만,

당시엔 무려 200만 화소의 카메라 / 1024 X 768 의 높은 해상도에 감탄했었다...

(30만 화소의 하두리 캠에 비하면..엄청난 화질의 발전이었으니까..)

가을 이맘때 쯤 나의 첫 디카로 찍었던 사진을 다시 한번 본다.


2003년 10월 25일 오후 12시 13분

난 부산 이기대에서 낚시꾼을 도촬하고 있었다.

그땐 지금처럼 간지나는 시마노, 다이와 낚시복에 구명조끼를 입은 낚시꾼을 볼 수 없었던것 같다.

지금은 낚시복, 낚시대, 릴 등 장비가 안갖춰지면

고기도 나를 무시하고 안물어 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대에 살고 있는것 같다.


해운데 센텀 시티는 통째로 없었다...

비교적 최근 사진 2015년의 사진과 비교 해보자.

이렇게 모든게 빨리 변하니 10년 20년이 지나고 고향을 찾으면 낯설겠다는 생각도 든다.


14년전 가을 사진인데, 가을 풍경이 없다는게 좀 말이 안되서 폴더를 좀 더 뒤적 거려보았다.

2003년 11월 2일

끝도 없이 밀리는 길.

난 장성 백양사로 가고 있었고, 아버지께서 운전하는 차 안에 있었다.

지금은 내가 운전하고 아버지는 뒷 자석에 앉으신다.

자식으로서 부모를 모신다는 것 외에도, 아버지가 나이가 드셔서 그러신지

김여사 같이 운전을 하셔서,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아버지께 운전대를 안넘겨 드린다.

단풍은 차 안에서 지나가면서 보는 거라 배웠다.

남의 집 담벼락 너머에 진하게 물든 단풍을 보며 "우와~"하는 감탄사를 내뱉는다.

생각해보면 우리집에도 은행 나무 있었는데..쩝..

1km 를 10km 처럼 느껴지도록 한참을 달려 도착한 백양사.

해가 졌다...

그래, 단풍은 지나가면서 차안에서 보는거랬지.

아쉬운 마음에 단풍 나무 아래 돗자리 깔고 싸온 음식을 먹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지금은 배운대로 절대 살고있지 않다.

남들 멋진 단풍보러 내장산, 지리산 등등 유명한 산으로 모일 때,

동네 뒷 동산의 단풍을 혼자서 전세 낸것처럼 즐긴것으로 만족한다.


마지막으로 발견한 사진 하나 더.

남해 가천 다랭이 논 근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3년. 그때 남해는 정말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찍었던 정체를 모를 집.

동화 속의 집을 재현하는 것 같다고 혼자 생각했는데.

그게 펜션 붐의 시작인줄 몰랐다.

지금 남해는 펜션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펜션으로 넘쳐난다.

좀 불편했어도 덜 상업적이고,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이 남아있었던 풍경들이 더 좋았던것 같다.


2003년 가을로의 시간 여행 여기서 끝 -

다음엔 몇 년 전으로 돌아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