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가지고 책임이 늘어나다 보면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개인 시간을 갖는다는 게
단지 개인 여가를 즐길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나의 눈이 가족, 일, 책임 등 외부로 향해있다 보면
정작 나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있고, 필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제쳐두고 내 앞에 주어진 일들만 열심히 하면서 살다 보면
어떻게 하다가 내가 이렇게 됐는지도 모른 채
기력과 의욕이 소진되어 모든 것을 버거워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감정을 신체적 힘과 같이 일종의 에너지로 보기보다는 사치 내지는 업무나 일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로 여기는 사회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일 수 있지만
몸이 아니라 마음이 완전히 지쳐버린 번아웃(Burnout)은 서구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
가족을 지키려면 일단 나를 지켜야 된다는 생각과,
무기력에 빠지고 싶지 않아서
건강한 재충전 방식을 고민하던 차, 아내의 이해를 얻었고,
그 첫 목적지는 매물도가 되었다.
아침 9시 버스를 타고 1시간 반가량 이동,
3분 차이로 배를 놓쳐 2시간 반 대기하고,
2시간 걸려 어렵사리 매물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이틀 분량의 식량, 낚싯대 달랑 하나, 캠핑 장비, 독서할 책으로 꾸려진 짐
자연 감상하고,
음악 듣고,
사진 찍고,
산책하고,
책도 일고,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으면 안 하고,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뭐라도 하고,
그렇게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본 것은 마지막으로 언제였더라..?
오랜만에 나와 여유 있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Music - Artist: tortex / Title: Memories / http://www.hooksoun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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