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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찌낚시 조행기

가을 여수 고등어 낚시

[출처 : Rockyshore 원문 보기 ]

- 2013년 10월 1일 조행기 (www.rockyshore.co.kr 에서 블로그을 티스토리로 확장 중입니다.) -

가을,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이 풍성함의 절정을 맞는 계절이 아닌가 싶다.

바다에서도 역시 피크를 맞이하게 되고, 조과에서 다른 계절과 비교가 불가하다.
년 중 제일 재밌는 낚시를 할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고, 직장인으로서 한 주에 한번의 낚시도 모자라다고 생각이 드는 때이다.
(바다에 가서 찌 담구고 싶은 욕망을 주체하기 힘든 계절이라 마음이 힘들기도 하다)

그렇지만, 가을에는 어느 바다는 다 담구면 잘 나오는가?
그래도 평상시 어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가야 그나마 확률이 높지, 이 낚시의 피크 시즌에 꽝을 맞았던 씁쓸한 기억도 있다.
예전에는 돈을 좀 아낀다고 광주에서 가까운 서해로 많이 갔었다.(고창 구시포, 부안 변산, 영광 계마리, 무안 톱머리 등등)
그래도 시간 드는 건 매한가지요, 가까운 포인트라 기름값은 좀 아꼈을지 모느라 못 잡아 오면 되려 더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서해의 경우에는 물때가 안좋으면 뻘물이 많이 일고, 조류가 세서 낚시가 어렵거나, 조수차가 너무 커서 간조 때에는 너무 얕아져 낚시가 어려운 때가 종종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도 한 때는 왜 가까운 쪽으로만 고집했는지 모르겠다.

2012년의 가을은 주로 마량을 많이 갔었다. 하지만 2013년 가을에는 다른 곳을 좀 가보기로 했다.
집안 살림에 도움이 되는 낚시를 하리라 생각하고 고등어를 한번 낚을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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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약 140km 거리, 2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해서, 톨게이트비가 더 추가 되지만, 여수 쪽의 밑밥은 다른 곳에 비해 많이 저렴해서 큰 손해는 아닌 것 같다.

낚시를 하면서 내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다면, 꼭 해 뜨기 전에 도착하는 것이다.
아침에 피딩 타임을 만난 적이 많이 있고, 또 만조까지 겹쳐 준다면 Golden time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바다에서 보는 일출은 완전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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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일출을 감상하며...한컷

자..일출도 감상 했겠다. 다시 낚시에 집중. 그러나 항상 생각되로 되지 않는게 낚시이다.
아침에 피딩 타임 때에 고등어가 나와 주리라 생각했는데, 고등어 떼가 들어오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 아침은 지나가고, 사온 편의점 도시락으로 바다를 보며 먹는다.
바다를 보며 먹는 도시락은 레스토랑의 고급 음식을 능가한다

풍경은 정말 멋지다. 낚시가 안 되어도,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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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채비는,
낚시대 : 5.3m 1호
릴 : 2500번
원줄 : 2.5호
목줄 : 1.5호 1.5m
바늘 : 감성돔 3호
찌 : 구멍찌 3B ~ 0.5호 에 0.5호 수중찌를 달고 좁쌀 봉돌은 목줄 50cm 정도에 달아주고 여부력을 많이 없앤다.

개인적으로 여수 돌산쪽 포인트를 좋아하는데, 앞에 양식장이 있긴 하지만 물고기 진입을 막을 정도로 너무 포진하고 있지는 않고, 수심도 만조 때 10m 를 넘는 곳이 있어서 간조 때에도 낚시가 어느 정도 된다는 것이다.
(직장인으로서 가끔 낚시를 오기 때문에 만조, 간조 가릴 것 없이 언제 바다에 또 찌를 담궈보느냐 하는 생각을 하기에 쉬는 시간 없이 전투 낚시를 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포인트는 매우 만족스럽다 )

물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고등어 떼는 이미 빠져 나갔거나 들어오지 않은 것 같다.
고등어 철이라고 해서 항상 고등어 떼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아예 안들어 오거나, 낱마리로 들어올 때도 종종 있는 것 같다.
오후 물때를 위해, 밑밥을 좀 아껴두고 눈먼 고기라도 잡자고 크릴을 끼워 담궈본다.

그 때, 찌가 예민하게 잠기고, 챔질!
양쪽으로 째지만, 힘이 약한게 큰 고기는 아닌 것 같다.
확인 해 보니, 손바닥 만한 전갱이가 올라오고, 그 뒤로 전갱이 떼가 들어 왔는지 전갱이 입질이 잦아 졌다.
그런데, 전갱이는 입이 매우 약해서 나도 모르게 강하게 챔질을 하거나 강제 집행하려다 보니 자꾸 입이 찢어져 바늘 털이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서, 가볍게 챔질을 한 뒤, 여유있게 파이팅을 하고 힘을 뺀다음 끌어 올리니 한결 나아졌다.

최근의 전갱이의 입질은 매우 약아서 찌를 쑥 빨고 들어가는 입질보다는 수면에서 3~5cm 가 잠기는 얕은 입질이다.
처음엔, 감성돔 아니야 하고 기대를 걸었지만, 3~5m 수심에서 감성돔이 상층 까지 부상해서 무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가끔 손바닥 만한 깔다구(농어 새끼)나 가끔 올라오지 전갱이는 잘 올라오지 않는다.
혹은 챔질은 하지만 빈 바늘만 올라오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왜 일까? 왜 전갱이가 내 바늘에 많이 걸리는 것일까?
자세히 관찰해 보면, 찌의 예민성과 여부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경우에 감성돔을 잡기 위해 채비를 하기도 하지만, 요즘엔 고등어를 잡으러 오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수심이나 채비가 전갱이를 잡기에도 분명 부족함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갱이에게 미끼를 뜯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이 되는데,
0.5 호 이하의 저부력 찌를 사용해야 하며 그리고 예민성이 좋은 찌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민하지 않은 찌는 당연히 입질인지 아니면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잠기는 것인지 파악이 어려워 헛챔질 내지는 챔질 타이밍을 자주 놓치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예전에는 한 번 0.5호 바다 막대찌를 사용했는데도, 자꾸 미끼만 따먹히니 바늘 사이즈도 바꿔보고, 목줄 길이도 조절 해 보았지만 별 호능이 없어, 마지막으로 심지어 민물 붕어 찌를 사용해 보니 그제서야 입질 파악이 더 쉽고 더 시원한 입질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현재 사용하는 구멍찌가 예민성이 매우 좋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전갱이를 잡을 수 있었다.
이렇게 전갱이가 예민하게 입질 할 때에는 수심에서 약 5~10cm 만 들어가도 챔질을 하니 걸려들었다.

하지만 대부분 20cm 내외로 작은 씨알급, 여기서 30cm 급 정도나 그 이상의 슈퍼전갱이가 나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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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약 25cm~30cm 사이즈 전갱이들이 낱마리로 올라오기는 한다.
그래도 전갱이라도 올라와 주면 낚시가 지루하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고등어와 전갱이는 비슷하게 생겼고, 째는 모습도 다소 비슷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갱이가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전에 고흥 녹동에 갔을 때, 전갱이를 잡으면 마치 복어처럼 바닥에 내치는 분들을 봤다.
그런 분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저한테 버리세요!"

아내가 전갱이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전갱이를 잡으면 손질하여 냉동실에 얼렸다가 밥 반찬으로 쓴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 고등어를 잡아가야 하기 때문에 해질때 까지 고등어를 기다려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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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직벽 포인트 참 좋다. 언제라도 대물이 물어 줄 것만 같은 분위기~

오후 들물이 진행되고, 약 3시간 뒤 고등어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가 지기 까지는 약 1시간 남짓.
고등어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 했기 때문에 카메라를 집어 던지고 낚시에 임한다.(잡느라 바빠서 잡아 올린 사진이 없음 ㅜ.ㅜ)
고등어와 전갱이의 입질이 번갈아 들어오고, 10L 짜리의 소형 쿨러를 채울 수 있었다.
대박은 아니지만, 약 40마리 정도는 잡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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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은 계속 들어오고, 아직 물이 꺽일 때 까지는 두 어시간 남았지만 갈 길이 멀고 그래서 철수 하기로 결정한다.
해가 뉘엿 뉘엿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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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풍경과 힐링,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내어준 바다에 감사하며 광주로 발길을 돌린다.

돌산의 시즌은 길지 않지만, 다양한 어종으로 손 맛, 눈 맛, 입 맛을 즐겁게 해 주니 나름대로 좋아하는 포인트 이다.
부모님의 댁이 광양에 있기 때문에, 낚시해서 물고기를 잡아가면 가족이 맛있는 저녁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다시 2시간 여의 운전 후에 도착하여 오늘 잡은 고기를 손질하기 위하여 싱크대에 풀어보니..
(손질 부터 마무리 까지 내가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물고기 잡아와서 귀찮게 한다고 낚시를 안 보내줄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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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에 풀어 보니, 먹을 만큼은 잡아 온 것 같다.

이렇게 잡아 온 싱싱한 남해 고등어 중 2마리는 저녁 반찬으로 향긋한 냄새를 집안에 가득 풍기며 사라졌다.
나머지는 손질하여 냉동실에 넣어 두고, 밥 반찬으로 유용하게 쓰일 듯 하다.12
그럼 오늘 얼마나 썼을까? 본전 치기는 했을까?

총 금액

66,000

유류비

톨게이트비

밑밥+미끼

식사+간식

30,000

8,000

18,000

10,000

역시 홀로 출조하면 아무리 아껴도 비용이 적잖게 들어간다.
여기에서 한 명 정도만 더 같이 가도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TIP
오늘 낚시에 대한 분석

1. 전갱이의 입질은 약하기 때문에 예민성이 뛰어난 저부력 찌를 사용한다!
2. 수심층은 입질이 없다면 더 깊이 주거나 얕에 주거나 하면서 바꾸어 가며 낚시한다!
3. 고등어나 전갱이는 힘이 좋고 바늘 털이가 심하기 때문에 릴 찌낚시에서 너무 성급한

강제 집행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